한국의 경제성장: 장기추이와 국제비교

  • 발행일 : 20160719
  • 저자 : 김낙년
  • 연번 : WP2016-03(02)
  • 2016-03(2).pdf(1)
  • 2016.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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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단)낙성대경제연구소

                 <그래프> '계약 집약적 화폐’(CIM)의 장기추이와 국제비교

주:   1)CIM=(M2-C)/M2. 여기서 C는 현금 통화, M2는 현금 통화와 은행에 맡긴 예금 합계이다.
       2)한국의 경우, M2가 현금 통화와 예금 외에 다양한 통화성 금융자산을 포함한 새로운 정의에 따른 것이어서 그 범위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 다소 넓다.
       3)1945년 이전의 한국은 한반도를 말한다.
자료: 김낙년, 「한국의 경제성장: 장기추이와 국제비교」, 낙성대경제연구소 워킹페이퍼 WP2016-03. 이를 추정한 원 자료는 다음과 같다. 한국은 한국은행(ECOS), 배영목(2015); 미국은 Historical Statistics of the United States; 대만은 『アジア長期経済統計1 台湾』; 일본은, 『日本銀行100年史』; 総務省統計局,「日本の長期統計系列」.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계약을 집행하고 재산권을 보호하는 제도의 확립이 중요하다. 다만 그 제도의 질을 측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보통의 방법은 기업가 등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 조사이다. 예를 들어, 법치(Rule of Law)의 수준, 계약 불이행의 위험, 정부의 서비스나 부패 정도 등에 대해서 그들의 주관적 판단을 구하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조사는 비교적 근래에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다.
 여기에서는 제약의 집행이나 재산권의 보호 정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리 변수로서 ‘계약 집약적 화폐’(Contract-Intensive Money)라는 지표를 제시했다. 이를 제안한 Clague, Keefer, Knack and Olson(1997)은 간단한 아이디어를 입각한 것이다. 통화량(M2)은 현금 통화(C)와 은행에 맡긴 예금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계약 집약적 화폐’(=(M2-C)/M2)는 통화량 중에서 후자의 비중을 측정한다. 개인이나 기업은 보유하는 화폐의 형태를 선택하는데, 현금 통화로 거래하는 비중이 높다는 것은 계약 불이행의 위험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재산권 보호에 대한 신뢰가 있는 경우에는 현금 통화의 비중이 떨어진다. 그 정도가 어떠하냐에 따라 거래를 통한 이익(gains from trade)의 실현을 확대하거나 제약함으로써 경제적 성과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지표는 금융의 발달 정도를 반영하는 측면도 있지만, 그것으로 해소되지 않는 제도의 질에 대한 민간의 판단을 반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많은 나라에 대해 이 지표를 손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크로스 컨트리(cross country) 분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Clague 등은 이 지표가 제도의 질을 측정하는 것으로서 각국의 경제적 성과의 차이를 설명하는 유력한 요인임을 밝혔다. 여기에서는 CIM의 역사적인 추이를 추적하여 제도의 질이 각 시기에 어떻게 변해 왔는지를 보이고자 한다.
 그래프에 따르면, 한국의 CIM은 1910년대 말부터 급상승하여 1936년에 절정에 이르렀고 전시기에 하락했다. 식민지기에 상승한 것은 일본이 동화주의 정책을 추구하여 자신의 경제제도를 한국에 이식하였고 이를 통해 지역통합이 상당히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해방 후 분단과 6.25전쟁으로 인한 정치 사회적 혼란은 CIM의 급락을 가져왔다. 그 후 반등하여 1960년대 후반에는 식민지기의 수준을 회복하였고, 1980년대 이후는 더욱 상승하였다.
 대만의 CIM은 데이터가 없는 1939-55년에 전쟁과 國共內戰 등의 영향으로 급락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그로부터의 회복은 한국보다 빨랐다. 일본의 CIM은 1955년부터 제시하였지만, 이미 미국 수준에 접근해 있었다. 미국의 CIM은 제1, 2차 세계대전과 대공황으로 약간 하락하기는 했지만, 전전과 전후를 통해서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하였다. 일본은 1890년대까지는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었지만, 미국과의 격차를 급속히 좁혀 1920년대 이후 미국의 수준에 도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