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우리나라 증권발행의 역사에 대한 학술 서적이 부재하다고 판단한 증권예탁결제원이 2003년 10월에 연구 프로젝트를 의뢰하여 시작되었다.
이 연구의 최종보고서는 2004년 4월에 제출되었고, 이 보고서를 보완․정리하여 출판한 것이 이 책이다. 이 책은 주변에서 좋은 평가를 얻어 2007년 8월에 대한민국 학술원의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되었다.이 연구에 참여한 4명의 연구자는 2003년 10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총 5차례의 강독회와 논의를 통해 연구 시기와 집필방향 등을 결정하였다. 우선, 근대적인 형태의 유가증권이 발행되어 유통되기 시작한 것이 20세기 초부터이지만, 제도의 경로의존성 등을 고려하여 제1부에서 전통사회의 증권을 소개하기로 하였다. 다음에 증권발행의 역사에 한정하지 않고 시장제도발달사라는 넓은 관점에서 증권시장의 역사를 정리하기로 하였다. 마지막으로, 증권시장의 역사에 관한 학술 저술이 처음 시도되는 만큼, 증권시장의 역사를 전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주요 사건, 통계, 연표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소개하기로 하였다.
이 연구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 세 가지이다.
첫째, 한국의 증권시장의 역사가 아직은 매우 일천하다는 점이다. 주식, 국공채 등이 유통되기 시작한 것은 1905년부터이지만, 상품시장(쌀, 콩 등)의 부분시장으로 존재했고, 그나마 발달한 증권시장은 일본자본이 주체가 되어 일제의 패망과 함께 곧바로 사라져 버렸다. 해방 이후 증권시장이 발행시장으로서 제도적 기초를 갖추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후반, 1970년대 초부터였기 때문에 30여년의 짧은 역사에 불과하였다.
둘째,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 가운데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이것은 위에서 지적한 증권시장의 역사가 짧다는 점과 증권시장이 유통시장 중심이고 발행시장의 기초가 취약한 것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셋째,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이다. 이것은 1956년 대한증권거래소가 문을 연 이래 거의 50년간에 대개 10년마다 투기의 열풍이 불었다는 것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은 신뢰를 통해 진화발전하는 시장제도의 성장이 매우 느리게 진행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목차와 필자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제1부 전통사회의 증권 (이영훈)
제1장 전통사회의 경제와 증권의 유통
제2부 식민지기의 증권시장 (이명휘)
제2장 증권제도의 이식, 1905-1930년
제3장 식민지 자본시장의 형성, 1931-1945년
제3부 발행시장제도의 정비 (최상오)
제4장 대한증권거래소의 설립과 건국국채의 발행, 1946-1960년
제5장 자본시장 육성정책과 증권시장의 침체, 1961-1967년
제6장 발행시장의 기반구축과 증권발행의 증가, 1968-1976년
제4부 발행시장의 성장 (박기주)
제7장 주식발행의 침체와 회사채 발행의 급성장, 1977-1985년
제8장 주식발행의 기반확대와 국민주의 보급, 1986-1989년
제9장 발행시장의 정체와 해외증권의 발행, 1990-1997년
제10장 외환위기 이후의 발행시장 변화, 1998-2004년
맺음말 (이영훈)